아, 2019년!
개척대, 알콧 재활병원 방문


아, 2019년!2019년 1월 5일 안식일, 그 날도 우리는 여느해처럼 한복을 입고 한데 모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해를 또 주님의 인도하심에 맡기고 암탉의 날개 아래 모인 병아리들처럼 아무런 두려움 없이 기쁜 새해를 맞았고, 연말에는 또 양로원 방문을 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이 인류 역사에 어떤 해였는지는 지금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고 그 무시무시한 공포가 우리 모두를 덮치지 않도록 "세초부터 세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신 11:12)"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가슴 찡한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다음해인 2020년 3월에는 교회가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모두들 집안에 갇혀 예배도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드려야 했지만 아직까지는 평온했던 2019년말의 모습입니다. 그 해 12월 21일 오후에 있었던 개척대원들과의 알콧 재활병원 방문기를 올려드립니다.
=알콧 양로재활병원 방문기=
흔히 인생을 대표하는 사자 성어로 생로병사를 꼽는데, 이 가운데 첫 자인 생을 제외한 나머지 세 글자를 다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양로 병원이다. 모두가 휠체어에 앉았기 때문에 따로 의자가 필요 없는 강당에 빼곡히 들어앉은 50-60명의 노인들, 그들은 그래도 스스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편이며 그래서 성탄 시즌을 맞아 공연을 보는 특권을 누리게 되었다. 우리 교회 집사회가 기획하여 개척대의 협조를 받아 오늘 드디어 양로병원 위문을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엔 우리보다 먼저 온 개신교회 여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었고 이어 천사로 분장한 노안 (60대?)의 여인들이 흰 옷을 입고 촛불을 들고 군무를 추었다. 그러다가 우리가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그들은 노인들 목에 목도리 하나씩을 걸어주고 총총히 떠났다.
드디어 우리 꼬맹이들의 차례가 되었다. 개척대 단복에 스카프를 매고 머리에는 앙증맞은 성탄 장식을 한 대원들이 등장하자 노인들에게서 소리 없는 동요가 느껴졌다. 이건 뭐지? 이 무기력하고 희망 없고 단절된 세상에 나타난 꼬맹이들이라니? 그런데 이 꼬맹이들이 노래를 한다. 그네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가 영어인지 뭔지 관심이 없다. 오로지 그 쫑알거리는 모습, 앙증맞은 목소리,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 사랑스런 모습에 한 할머니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예쁘다! 예쁘다!”
대원들이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를 때에도, 바이올린 연주가 끝난 후에도, 할머니의 한탄 섞인 “예쁘다!”는 후렴처럼 내내 따라다녔다. 그런데 그 “예쁘다!”는 공치사가 아니고 그 할머니의 영혼이 전력을 다해 부르짖는 절규처럼 다가왔다. 어쩌면 그 속에는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나도 요런 애기들을 키웠었지 하는, 부러움과 한탄과 좌절이 뒤엉켜서 “예쁘다!” 이 한 마디에 농축되지 않았나 싶고, 백 마디의 설교로도 위로 받지 못한 영혼의 심연이 요동하는 큰 충격으로 보였다. 부디 이러한 신선한 충격이 한 때의 기분이나 느낌이 아니라 우리의 해결책이 되시는 그분께로 향하는 계기가 되기를 빌어보며 준비한 무릎담요를 전달하고는 대원들과 함께 그 곳을 떠났다. (2019년 12월 21일 안식일 오후, 황숙이)
나성중앙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