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들
- 종려

- 2일 전
- 2분 분량

줌 미팅에 들어가기 위하여 줌 아이콘을 클릭하고 줌 아이디 입력하고 패스워드까지 늘 하던 대로 일사 천리로 진입하면서 헤드폰 모양의 아이콘을 무심코 클릭했다. 그런데 팀원들에게 인사를 하려니 소리가 나지 않아서 평소의 그 마이크 모양의 아이콘을 찾았지만 도무지 나오지 않는 것이다. 노트북 자체의 소리 아이콘이 꺼져 있었고 간단하게 수동으로 해결되지 않아서 할 수 없이 그 날은 핸드폰을 사용하여 미팅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미팅 후에 다시 사운드 문제에 재도전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머리도 복잡하고 해서 이 문제를 다음날에 하기로 하고 노트북을 껐다.
그러나 그 다음날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었다. 노트북 소리 안 나는 문제를 검색해서 보니 대개 비슷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느 지점까진 맞는데 내 노트북과는 달랐다. 그래서 현대인의 해결사 AI에게 물어 보기로 했다. 그런데 AI가 많은 검색 결과를 종합해서 보여주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정답을 주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고 그것 역시 최후 수단으로 드라이브를 재설치하는 소프트웨어 구입을 권장했다. 나는 비교적 최근에 구입한 노트북이 왜 구닥다리 노트북보다 더 관리가 힘든가에 대한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되었다. 즉 노트북 가격 경쟁으로 단가를 높일 수 없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를 파는 것으로 마진을 높이려는 전략, 그걸 위해서는 한번 음소거 상태에 빠지면 누구나 쉽게 사운드 조절을 통하여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게끔 해놓고 해결사로 드라이브를 재설치하는 소프트웨어를 소개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에 내가 걸려 들었다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나쁘고 그걸 사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사라졌다. 차라리 벙어리 노트북으로 몇 년 쓰다가 새 걸 구입하는 게 낫겠다 싶어 노트북을 한쪽으로 제쳐두었다.
그런데 한 2주쯤 후 유투브 동영상을 보다가 노트북 사운드 문제를 다룬 영상이 있어 별 기대 없이 보다가 내 노트북 디바이스 메니저를 열어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이상한 걸 발견하게 되었다. 인텔 스마트 사운드 테크놀로지 OED가 불능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게 뭔지 검색을 하게 되었고 거기서 결정적인 해답을 얻게 된다. 즉 나와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던 어떤 사람이 온갖 방법을 다 써보고 해결이 안 되어서 도움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는데 그야말로 눈물겨울 만큼 온갖 방법을 다 쓴 것이어서 일찌감치 포기한 내가 다행이다 싶었다. 그는 내가 발견한 것과 똑같은 불능 표시가 된 디바이스 매니저 사진을 게재하고는 드라이브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 같은데 해당 프로그램을 제거하거나 삭제해도 재부팅하면 원상으로 돌아오고, 프로그램을 설치해도 안 되고, 컴퓨터를 초기화해도 오디오 기능을 되찾을 길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런 그의 호소가 무색하게 해결책은 너무나 간단했다. 그냥 그 불능 표시가 된 인텔 스마트 사운드 테크놀로지 OED 항목을 제거하고 컴퓨터를 재부팅하면 된다는 것인데 해결책을 제시한 19명 중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었다. 나 역시 이 방법으로 순식간에 문제가 해결되었다.
꽉 막혀 있던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의 희열과 감격이란 말할 수 없이 컸다. 더구나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해결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었다. 분명한 길이 있긴 하지만 일반인들이 스스로 이러한 해결책을 찾기는 너무나 어렵다. 그러한 무지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탐욕스런 해결사도 있지만 때로는 너무나 순수하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선의의 해결사도 많아서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어려운 문제들도 이렇게 서로 도와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